개인 대관형 전시
나날들 Our days
"여성의 나날들은 몸으로 익힌 오래되고 반복적인, 보이지 않는 노동으로 직조된 시간들입니다. 누군가를 위한 노동과 돌봄, 기다림과 희생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시간들입니다. 내가 경외하는 나날들입니다." — 작가 노트 중
- 작가
- 류준화
- 장소
- 서울 종로 · 갤러리 담
- 기간
- 7월 29일 - 8월 12일
- 카테고리
- 회화
전시 소개
류준화의 회화는 언제나 역사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여성의 존재를 화면 위로 당당히 호명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의 시선은 거대한 거대 담론을 넘어, 매일 순응하고 저항하며 스며들듯 이어지는 여성의 '평범한 하루'에 가닿는다.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 출간된 지 한 세기가 흐른 지금도, 여전히 자신만의 온전한 공간과 독립을 위해 전력질주하는 모든 '그녀들'을 향한 오마주이다.
화면 속에는 검은 탁자 위에 놓인 화사한 꽃병, 안나푸르나의 거친 능선을 배경으로 놓인 푸른 튤립, 그리고 일상의 노동이 이루어지는 싱크대와 늦은 밤의 작업실 풍경이 등장하고있다. 류준화 작가에게 '누군가를 위해 상을 차리고 꽃을 올리는 행위'는 이름 없이 사라져 간 삶의 시간을 붙잡아 두고, 존재와 생명들을 극진히 환대하기 위한 회화적 의식(Ritual)이다.
이번 전시의 백미는 단연 《Flag March 깃발행진》과 《A Day 하루》와 같은 대작들이다. 웅장하게 만개한 하얀 수국 아래로 흰 깃발을 들고 묵묵히 나아가는 여성들의 행진이나, 꽃 향기가 출렁이는 노란 제단 아래에서 묵묵히 배를 저어 나가는 인물의 도상은 필립 라킨의 시 구절처럼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함께 살아가는 곳'인 우리의 일상을 초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해 내고 있다. 작가가 캔버스 위에 아크릴로 투텁고 단단하게 쌓아 올린 마티에르(질감)는, 소리 없이 세상을 지탱해 온 여성들의 보이지 않는 노동과 시간의 무게를 고스란히 대변한다.
출처:갤러리 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