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대관형 전시
푸른추상
테이핑으로 구축된 직선은 화면의 영역을 구분하고 색과 형태의 위치를 정하며, 시선이 이동하는 경로까지 선행적으로 조율해왔다.
- 작가
- 은희준
- 장소
- 서울 사당 · 강남꼬뮨
- 기간
- 7월 16일 - 8월 9일
- 카테고리
- 회화
전시 소개
교차와 단절, 가림과 투과가 반복되는 화면을 따라가다 보면 도시의 빛과 그림자, 구조와 이동의 잔상이 하나의 해석 가능성으로 떠오른다. 유리와 금속의 표면을 스치며 방향을 바꾸는 빛, 건물과 구조물에 의해 잘리거나 포개지는 그림자, 도로와 창틀, 외벽과 간판이 시야를 순간적으로 나누는 방식은 구체적인 형상으로 재현되지 않은 채 색과 선 사이의 관계로 환기된다. 짙게 응축된 면은 건축적인 무게를 떠올리게 하고, 밝고 투명한 층은 표면을 스쳐 지나가는 반사광처럼 부유하며, 빠르게 뻗다가 갑자기 끊기는 궤적은 이동 중 포착된 방향과 거리의 잔상을 남긴다. 도시는 여기에서 특정한 장소나 풍경으로 묘사되기보다 시선이 분절되고 다시 연결되며, 빛과 어둠의 위치가 순간마다 달라지는 시각적 조건으로 읽힌다.
그 감각은 붓과 스프레이가 표면에 남기는 서로 다른 시간과 거리 안에서 구체적인 밀도를 얻는다. 붓질에는 손의 압력과 이동 속도, 방향을 바꾸거나 멈추는 순간이 연속적인 궤적으로 기록되는 반면, 스프레이는 손과 캔버스 사이에 간격을 둔 채 안료를 불균일한 입자로 흩뜨리며 시작과 끝이 분명하지 않은 층을 만든다. 굵은 붓 자국이 움직임의 강도와 범위를 직접 남긴다면, 분사된 색은 그 윤곽을 흐리고 주변의 빈 영역까지 번지면서 하나의 형태가 어디에서 시작되고 끝나는지를 모호하게 한다. 두 방식은 균질한 표면으로 합쳐지지 않고 각자의 속도와 물성을 유지한 채 맞물리며, 먼저 놓인 자국은 뒤이어 더해진 층에 가려지거나 일부만 남으면서 위치와 강도를 달리한다. 형태는 사전에 정해진 윤곽을 따라 완성되지 않으며, 서로 다른 순간이 중첩되고 중단되었다가 다시 이어지는 과정 속에서 잠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 출처: 작가인스타그램( @eunquelme )
